옷깃을 여며야 할 정도로 바람이 쌀쌀해진 요즘, 추운 날씨를 반가워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조금만 온도가 내려가도 손과 발이 쉽게 차가워진다면, 겨울철 내내 수족냉증 증상으로 괴로움을 호소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추위를 느끼지 않아야 하는 온도에서 손과 발끝이 지나칠 정도의 냉기를 느끼는 상태를 뜻한다. 따뜻한 곳에서도 냉감을 호소할 수 있는데, 손과 발끝 외에도 무릎, 아랫배, 허리 등에서도 불편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손발이차가운이유를 알기 위해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혈액순환을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수족냉증은 다양한 원인 질병에 의해 생길 수 있으며, 아직까지도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레이노병, 류마티스성 질환, 갑상선 이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혈액이 말초혈관까지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않으면서, 해당 부위로 피가 통하지 않아 여러 불편함이 나타날 수 있다. 다리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 질병으로 하지정맥류가 있다. 이것은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판막의 문제로 다리의 정맥의 확장되고 늘어나서 튀어나와 보이는 질환이다. 수족냉증 외에도 종아리, 발목, 발뒤꿈치, 허벅지 통증과 다리가 찌릿찌릿한 느낌 등을 동반한다. 

 


해당 질환을 생각하면 종아리 힘줄이 두드러지게 올라와 있거나 뱀이 기어 다니는 모양처럼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와있는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같은 하지정맥류라고 해서 모든 환자가 동일한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겉으로 봤을 때 정상적인 맨 다리와 전혀 차이를 찾을 수 없을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를 잠복성하지정맥류라고 하며, 겉으로만 평온해 보이는 것일 뿐 실상은 위험한 편에 속한다. 사람마다 피부를 기준으로 혈관이 위치하는 깊이도 다르고, 개인마다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혈관이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과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혈관 돌출이 일어난 사람이 일어나지 않은 사람보다 심각하다고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병은 아니지만, 다리가 벌레가 기어 다니는 느낌으로 인해 깊은 숙면에 취하지 못하거나 업무에 집중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강한 충동을 특징으로 하는 하지불안증후군 증상이 동반되어, 잠을 청하기 위해 누워도 자꾸만 뒤척이느라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많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가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에 속하는 만큼, 하지정맥류 초기증상이 있을 때 미루지 말고 흉부외과를 찾는 것이 좋다.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다 보면 피부 궤양, 색소 침착, 정맥염, 혈전 등의 여러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상태가 심하지 않다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정맥순환 개선제를 통해 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 모세혈관 확장증이나 작은 정맥류의 경우 비수술 치료법인 혈관경화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이는 통증이 거의 없는 절개가 적은 시술로, 5분 정도 소요되는 간편한 방식이다. 만약 판막의 손상 정도가 심하거나 역류가 일어난 상태라면 고주파, 레이저, 베나실 등의 수술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원인 부위와 심한 정도에 따라 어떤 방식을 적용할지 달라지기 때문에 혈관초음파검사를 통해 이상이 있는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수술이라고 해서 부담감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역류가 일어난 혈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면 절개를 하지 않고도 개선을 시도할 수 있다. 절개를 하지 않으면 흉터도 크게 자리 잡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과정에서 동반되는 통증 역시 강하지 않다. 또한 무리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어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들도 편한 마음으로 받아볼 수 있다. 같은 치료라고 하더라도 어떤 의료인이 집도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실력 있는 흉부외과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