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다리는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이족보행을 하는 데에 특화되어 있으며, 구성 근육이 매우 많으며 다른 부위에 비해 크기도 크다. 이 덕분에 다채로운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 이 근육들은 보행 시에는 수축과 팽창을 반복해서 주변의 정맥을 짜주는 역할을 한다. 정맥 내 혈액이 심장의 펌프 기능에 의존하지 않고도 심장으로 돌려보내지는 것도 다리 근육의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종아리 근육의 펌프질은 심장이 해야 하는 일을 크게 덜어줘 부담을 덜어준다. 비행기 등에 오래 앉아있을 때 혈류가 느려지면서 이상 증상을 보이는 ‘이코노미 증후군’은 가만히 있으면 펌프 작용이 없기에 일어나는 것이다. 또한 다리 근육을 강하게 수축하는 운동을 하면 정맥의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고, 심장에서는 이것을 폐로 보내기 위해 빠른 속도로 박동하여 심폐 기능의 단련에 도움이 도리 수 있다. 

 


이처럼 다리는 제2의 심장이라 불릴 정도로 순환 기능에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발목이나 종아리, 허벅지 등에서 지속적으로 통증, 저림, 무거움, 피로감, 찌릿찌릿함 등을 호소한다면 혈액순환장애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으로 하지정맥류가 있다. 다리 피부의 정맥이 비틀리면서 늘어나는 질환이다. 흔히 푸르거나 검붉은 혈관이 만져질 정도로 튀어나와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는 이유는 내부의 판막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정맥은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판막이라는 구조물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가스 밸브처럼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여 한 방향으로 순환하게 도와준다. 판막이 고장 나면 혈액은 역류를 하게 되고, 내부에서 정체하여 압력을 높인다. 그 결과 혈관이 팽창하게 되어 다리에 실핏줄이 도드라지는 것이다.

 

주로 보이는 증상으로는 통증과 함께 다리가 붓고, 걷거나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무겁고 뻐근할 정도로 아프며, 조금만 걸어도 붓는 모습을 보인다. 개인에 따라 아무 증상 없이 혈관만 튀어나오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증상이 더 심각해지며, 합병증으로 피부염, 색소침착, 정맥염, 혈전, 궤양 등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모세혈관확장증, 거미양정맥류처럼 가느다란 혈관으로 시작해 점점 더 심각해지는 모습을 보인다.

평상시에는 다리부종약이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등의 예방법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순환을 도와 한 곳에 정체될 가능성을 낮춰준다. 하지만 이미 병이 시작된 경우,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용하기 어려운 만큼 어디까지나 예방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발바닥 저림, 손발 차가움 등 의심스러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하지정맥류 검사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는 대부분 이학적 검사와 혈관 초음파 검사로 이루어진다. 의료인이 환자에게 질문을 하고, 눈으로 관찰하는 문진, 시진 과정과 혈관 내부를 볼 수 있는 초음파 검사로 정확한 위치, 심각한 정도, 판막 손상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은 과거와 다르게 여러 가지로 나누어져 있기에, 적절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정맥류진단은 이를 돕는 역할을 한다.

심각하지 않은 정도라면 주사로 약물을 주입하는 혈관경화요법으로도 대응해볼 수 있다. 하지만 혈관확장증이 심하거나 판막이 망가져 역류가 일어나는 소견이 보인다면 수술적인 조치를 통해 대응할 수 있다. 수술 방식에는 고주파, 레이저, 베나실이 있다. 고주파와 레이저는 열을, 베나실은 생체접착물질을 이용해 문제 혈관을 개선하고 정상적인 순환으로 이끌어준다.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낸다면 굳이 피부를 절개하지 않더라도 치료가 가능하며, 그만큼 수술 후 관리의 부담도 덜어낼 수 있다. 따라서 정맥류수술을 할 때에는, 이를 시행하는 의료인의 역량이 어떠한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년간 혈관에 대한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흉부외과전문의를 찾아 적절하게 진행한다면, 정맥질환의 개선과 재발 방지를 함께 해볼 수 있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