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메디컬리포트=임종현 기자] 하지정맥류는 다리 피부에 혈관이 특징적으로 도드라지는 증상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환이다. 그러나 하지정맥류에서는 무조건 다리 혈관이 도드라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기에, 자세한 원인과 증상에 대해서 알아두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정확히 말하자면 다리 정맥 내부에서 판막이라는 기관이 고장나서 생기게 되는 질환이다. 판막은 혈액이 역류하지 않게 막아주는 기능을 한다.
혈관은 동맥, 모세혈관, 정맥으로 나뉘어 있다. 동맥은 심장에서 온몸으로 혈액을 전달해주고, 모세혈관은 영양분과 노폐물의 교환이 이루어지며, 정맥은 온몸에서 나온 혈액을 다시 심장으로 보내준다. 이 과정을 혈액순환이라 하는데, 혈액이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심장이 펌프질하여 혈액을 밀어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동맥이 혈관이 두껍고 튼튼한 것도 심장의 밀어내는 힘을 감당하기 위해서이다.
반대로 정맥은 심장으로 돌아가야 하는 혈관이기에 혈관이 얇고 튼튼하지도 않으며, 온몸에서 나온 노폐물이 담겨 있는 혈액이기 때문에 산소와 영양분을 머금은 동맥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심장과 거리가 멀면서 체중을 지탱하기에 압력을 받기 쉬운 다리에 도달해서는 다시 심장까지 가는 것이 극도로 어려워진다. 이 때에는 중력의 영향까지 나타나기에 혈액이 다리 쪽으로 역류하기 쉬운데, 이를 막아주는 것이 판막이다.
하지정맥류는 판막이 고장났기 때문에 혈액 역류가 일어나게 되고, 혈액이 역류하면서 원래 방향대로 순환하던 혈액과 마찰을 일으켜 혈관에 심한 압력을 가해 혈관을 팽창시키게 된다. 이것이 피부에서까지 보이게 되면 하지정맥류 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혈관돌출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혈관돌출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성 하지정맥류와 같은 유형도 있으니, 혈관돌출만이 하지정맥류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정맥류는 주 원인으로 오랜 시간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 노화, 비만, 운동부족, 꽉 끼는 옷, 여성, 호르몬제, 외상 등이 꼽히고 있으며 주로 나타나는 증상도 통증, 부종, 피곤함, 무거움, 저릿함, 뜨거움, 경련, 쥐내림, 근육통, 찌릿찌릿함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몸이 피곤할 때 느껴지는 증상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빠르게 알아차리기 어렵기도 하다.
혈관이 튀어나오는 것도 초반에 알기 어렵기에 하지정맥류는 초기증상 파악이 어려운 편이다. 혈관은 처음에는 서혜부나 허벅지 쪽에서 시작해 무릎 뒤쪽, 종아리, 발목 순서로 내려가는 대복재정맥, 소복재정맥 문제가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허벅지 쪽은 지방이 많다보니 혈관이 쉽게 돌출되지 않아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다리에 실핏줄이 돋아오를 때에도 보라색 선 몇 가닥이 그어져 있는 듯해 보이고, 일견 거미줄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뚜렷하지는 않아 빠르게 알아차리기 어려운 편이다.
이런 특징이 있기에 하지정맥류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서 예방법을 시행하고, 그 이후에 검사를 통한 치료를 시행한다. 보존적 치료는 초기 하지정맥류, 즉 거미양정맥류나 망상정맥류, 모세혈관확장증 등이 나타나기 전이나 이제 막 생겼을 즈음에 시행하며 다리혈액순환약, 의료용 압박스타킹 등이 포함된다. 다만 이 자체만으로는 치료 방법은 아니기에, 혈관이 조그맣게라도 튀어나와있다면 혈관경화요법 등 약물 요법을 이용하게 된다.
이보다 더 진행되어 본격적으로 좀 더 굵은 혈관에서 문제가 나타나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고주파와 레이저, 베나실과 같은 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보통 정맥이 2~3mm 이상이고 혈액 역류가 나타난다면 수술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치료한다. 수술 이전에는 이학적 검사와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다리 혈관의 상태를 제대로 살펴본 이후에 어떤 방법으로 수술할지 결정하게 된다. 이학적 검사는 육안으로 살펴보고 환자에게 병력에 대해서 듣는 등 문진을 시행한다.
하지정맥류가 경미하면 혈관경화요법으로도 충분하지만, 증상이 심각하면 고주파나 레이저, 베나실 등이 이용되어야 한다. 해당 수술 방법들은 과거 이용되었던 절개 방법인 발거술과 다르게 흉터와 통증이 적으며, 수술 후 회복 기간도 짧은 편이기에 하지정맥류 수술 후 관리도 편리하고 회복이 좀 더 빠르게 이루어진다. 하지정맥류가 계속 나타나게 된다면 다리혈액순환에도 문제가 나타나고, 합병증이 더해져 치료가 어려워지기에 빠르게 진단을 받아 대처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