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다리에 혈관이 도드라져 스트레스 받고 고민인 사람들이 있다. 단순히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것을 넘어서서 무릎, 발바닥, 종아리, 허벅지 등 전반적인 다리에서의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부종, 저림, 근육통, 경련, 가려움, 무거움, 피로감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자다가 다리에 쥐가 생겨 깜짝 놀라 일어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나중에는 수족냉증, 하지불안증후군, 발가락통증 등도 같이 나타나 괴로움이 더욱 커진다.
이런 증상은 대개 하지정맥류에 의해서 나타난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의 판막이 고장 나 혈액이 역류하면서 나타나는 병으로, 정맥류(靜脈瘤)가 하지(下肢)에 나타났다 하여 하지정맥류라고 칭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정맥류가 나타나면 피부에 푸른색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기도 하며,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푸르게 비친다 해서 정맥이 정말 파란색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건강 문제가 반드시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정맥이 푸르게 보이는 것은 노폐물과 산소 부족으로 인해 짙은 붉은색인 정맥혈이 피부에 비쳐서 회색이 되는데, 이것이 주변 피부색과 대비를 일으켜 푸른색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정맥혈이 파랗지 않다는 건 건강검진, 신체검사, 헌혈 등을 할 때 채혈하면 알 수 있다. 대부분 채혈은 정맥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채혈된 피의 색깔이 정맥혈의 색깔에 해당된다.
피부에서 도드라져 보인다 싶은 혈관은 모두 정맥이다. 남성들의 경우 팔뚝에서 혈관이 튀어나와 있기도 하는데, 이는 정맥이 상대적으로 피부와 가까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굳이 하지정맥류가 아니라 하더라도 피하지방층이 얇으면 혈관이 도드라져 보여서 정맥이 잘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데 통증, 부종 같은 여러 증상들이 같이 동반된다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정맥류는 오래 방치해두면 합병증이 나타난다. 심부정맥혈전증, 정맥염, 만성정맥부전 등이 그 예이다. 특히 심부정맥혈전증의 경우 폐색전증이라는 문제를 안길 수 있어 요주의 해야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심부정맥은 대개 다리의 정맥을 의미하는데, 다리의 정맥은 심장에서 멀다 보니 저류가 일어나기 쉽다. 그렇게 되면 정맥 내부에서 혈액이 굳어 혈전이 생기게 되고, 혈전이 생긴 부위가 아프고 부어 오르는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때 생긴 혈전이 폐로 날아가면 폐색전증이 된다.
합병증이 나타나면 그 자체만으로도 다리 건강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평상시에 하지정맥류 원인을 알고 예방해야 하며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검사를 받아주도록 해야 한다. 평소에 유난히 다리가 저리거나 아프고, 다리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 듯한 느낌이 들며, 모세혈관이 보랏빛으로 튀어나와있는 모세혈관확장증 등이 다리에서 나타난다면 나중에는 더 굵은 정맥에서 문제가 생기는 망상정맥류로 이어질 수 있으니 검사로 확인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를 살펴볼 때에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다리 혈관이 도드라지는 게 언제나 나타나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라고 해서 혈관의 돌출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기존 하지정맥류에서 나타나는 증상은 그대로 나타나는 유형의 하지정맥류가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다리와 크게 차이가 느껴지지도 않는다. 그 상태에서 방치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일어나게 될 수 있으니 미리 정맥순환장애를 예방해야 한다.
정맥은 동맥보다 압력이 낮고, 혈행(혈액 흐름)에서 관성이나 근육의 영향도 많이 받는 편이다. 정맥에 판막이 있는 이유도 혈액의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하지정맥류에서는 판막이 고장 나면서 혈액 역류가 일어나기 때문에 다리가 찌릿찌릿하고 혈관부종이 나타나는 등 다양한 문제가 초래된다. 그대로 두었다가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진행성 질환이니 만큼 빠르게 발견해서 조치해야 한다.
하지정맥류는 한 번 나타나게 된다면 여러 모로 불편한 점이 나타나게 된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금방 다리가 지치고 피곤해지며, 쉽게 부어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진행성 질환에 해당되기에 그대로 두면 오히려 다리 건강이 더 악화된다. 또 이를 방지하려면 증상이 나타날 때 빠르게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 하지정맥류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하지정맥류라 진단 받으면 관련 치료를 시행해서 다리 상태를 개선해야 한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