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
[일간투데이 이성자 기자] 우리 몸의 순환계는 생명 활동에 있어 꼭 필요한 기관계에 해당한다. 순환계는 혈액, 심장,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생명 활동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를 적절하게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혈액은 혈액 속에 들어있는 적혈구를 통해 산소를 운반하고, 백혈구를 통해 몸 속에 침입한 세균을 잡아먹으며, 혈소판을 통해 출혈이 일어났을 때 딱지를 형성해 출혈을 멈추는 혈액 응고 작용을 한다.
혈액은 혈관을 통해 온몸을 돌아다니며, 혈액이 순환할 수 있게 심장은 계속해서 펌프질을 한다. 혈액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만 하더라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그만큼 생명 활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문제가 발생해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신체 기능상 이상이 크게 발생하게 된다. 혈액순환에 지장이 있는 질환들은 대부분 심각한 질환인 경우가 많다.
현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혈액순환장애로는 하지정맥류가 있다. 다리 정맥이 망가져 혈관이 팽창함으로써 혈액순환에 이상이 발생하는 일종의 혈관 기형 질환이다. 정맥은 하수구와 같은 역할을 하는 혈관으로, 조직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했을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을 받아들여 심장에서 걸러질 수 있게 운반한다. 그러나 정맥은 심장에서 밀어주는 힘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동맥에 비해 매우 약하다.
동맥은 심장에서 밀어주는 힘 때문에 혈관벽이 튼튼하고 두껍지만, 정맥은 심장의 밀어주는 힘을 받지 못해 혈관벽이 상대적으로 얇고 압력도 매우 약하다. 압력이 어찌나 낮은지 마이너스로까지 떨어지기도 한다. 다리에 도달한 혈액은 중력을 거스르고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정맥 자체에 중력을 거스를 만한 힘이 없어 중력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에는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는데, 바로 종아리 근육 때문이다.
심장은 근육덩어리라 할 수 있으며, 쉼 없이 움직이면서 혈액을 밀어내 온몸으로 공급한다. 그러나 다시 심장으로 들어가야 하는 정맥은 그런 힘을 받지 못해 다리에 도달하게 되면 위쪽에 위치한 심장으로 올라가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정맥은 심장처럼 근육이면서 계속 움직이는 다리 근육을 통해 순환을 하게 된다. 하지정맥류가 발생하면 이 순환에 방해를 받게 되어 혈액이 한 곳에 오래 머무르게 되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혈액이 한 곳에 오래 머무르면 건강에 좋지 않다. 정맥에 흐르는 혈액부터가 노폐물이 잔뜩 든 혈액이기에 건강에 좋지 않은데, 그 혈액이 한 곳에 오래 모여있다 보니 제대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점점 혈액이 새카맣게 변한다. 또한 혈액이 뭉치면서 만들어지는 덩어리인 혈전도 생성된다. 이 때문에 점점 다리 건강을 좋지 않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평소에 다리 통증이나 저림, 부종, 뜨거움, 무거움,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들이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한쪽 다리에서 증상이 발생해 양쪽 다리에서 증상이 발생하는 모습, 다리에 쥐가 자주 나타나는 모습, 다리가 찌릿찌릿한 증상이 자주 발생한다면 하지정맥류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정맥류는 초반에는 모세혈관이 팽창한 모세혈관확장증이나 거미양정맥류로 시작해 망상정맥류로 이어졌다 합병증이 발생하며 심각해진다.
하지정맥류 하면 혈관이 돌출되는 증상이 먼저 떠오르지만, 실제로는 혈관 돌출은 크게 상관이 없다. 개인에 따라서 돌출될 수도 있고, 돌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 잠복성 하지정맥류는 대표적으로 혈관 돌출이 일어나지 않는 하지정맥류에 속한다. 따라서 혈관 돌출로만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다리에서 발생하는 증상들이 어떤 양상으로 발생하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평소 생활습관 교정이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등으로 혈액순환장애를 예방할 수 있다. 반대로 방치하게 된다면 심부정맥혈전증, 정맥염, 색소침착, 피부염, 궤양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평소 다리 경련이나 말초혈관질환이 발생하는 기분을 자주 느꼈다면, 하지정맥류를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
도움말 = 더행복한흉부외과 박준호 원장